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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글을  아이들에게  보내줬다.
작성자최진 작성일2006/06/25 22:34 조회수: 1,294

[조선일보 강천석 칼럼]
                              門前沃畓 물려줬다 아이들만 버렸나

                         사람이 만든 역사에는 그림자가 따르는 법
                     선배 욕하는 시간에 더 좋은 나라 만들 궁리해야




“아버지가 어렸을 땐…” 하면, 이마에 짜증 먼저 돋는 게 요즘 아이들이다. 가난 이야기에 물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가가 제 나라 역사를 아이들이 아버지의 소싯(少時)적 가난 이야기 듣듯 해서는 곤란하다. 집안 내력(來歷)을 모르는 애들은 겉멋 부리다 가업(家業)을 들어 엎고, 역사를 모르는 정치가는 공연한 호기(豪氣)로 나라를 결딴 내고 만다.


“여보, 북풍(北風)이 매섭습니다. 이웃들도 다 힘들어하네요. 시장에 나갔더니 우리 장갑은 구경도 할 수 없고 미국제 장갑만 몇 켤레 걸려 있더라고요. 그게 500환이나 한답니다. 열흘치 땔나무에 8000환은 줘야 합니다. 석탄을 좀 구하긴 했지만 너무 비싸 아침에만 잠시 피우고 만답니다. 지난 사흘 동안은 오후 5시 이후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촛불을 켜고 저녁을 먹고 있어요”


시장에 나갔다가 미국제 장갑 값에 겁을 먹고, 석탄이 아까워 온종일 오들오들 떨면서, 촛불 아래서 혼자 저녁을 먹는 이 부인이 누구일까. 이 정권의 책임자, 그리고 그 곁에서 대한민국 역사를 거꾸로 가르치고 있는 역사 가정교사들이 한번 머리를 맞대고 맞혀 볼 문제다. 고개 갸웃거릴 것 없다. 이승만의 부인 프란체스카다. 1946년 12월에 쓴 편지다. 해방되고 나서 1년 4개월이 흐른 뒤의 서울 생활이 이랬다. 이승만은 미군정(美軍政)의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어찌어찌하여 미군 수송기의 한자리를 얻어 타고 워싱턴을 방문 중이었다.


이 정권 책임자와 그 역사 가정교사들이 이 편지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게 있다. 하나는 해방 전후를 들먹이려면, 실제 해방 전후의 그 시공간(時空間) 안으로 걸어 들어가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가 끊겼다. 발전소란 발전소는 모두 38선 이북에 있으니까. 석탄이 떨어졌다. 탄광다운 탄광도 몽땅 38선 저쪽에 있으니까. 비료도 동났다. 비료공장이라곤 함경남도 흥남(興南) 비료공장뿐이니까. 고무신이 없다. 면장갑도 없다. 일본으로 돌아간 70만명의 일본인과 함께 공장을 굴릴 기술도 다 빠져나갔으니까. 그리고 몇해 뒤 6·25는 이 변변찮은 남쪽의 공장과 정미소와 제재소와 철도와 다리와 송전탑의 70%를 태우고 무너뜨렸다. 이게 해방 전후사다.


다른 하나는 이 정권이 친일파(親日派)를 거느리고 친미(親美) 정치를 했다며 온 사방에 비방 벽보를 붙이고 다니는 이승만의 맨얼굴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엌과 거실도 열어보고 서랍도 뒤져보라는 것이다. 나중에 딴소리 할 생각 말고 지금 뒤질 만큼 뒤져보는 게 좋다. 그러고서 독립운동을 하며 평생 세계를 떠돌았던 이 노인이 호사(豪奢)스럽다는 생각이 들거들랑 그때 그를 실컷 욕할 일이다.


남의 집 뒤를 캘 만큼 캤으면 이제 당신네 부엌의 냉장고도 열어보고, 거실의 에어컨과 벽걸이 TV의 스위치도 켜보라. 당신네가 무슨 부정한 뇌물을 받았다는 말이 아니다. 껍질밖에 없던 나라, 그것마저 전쟁에 불타버린 나라가 지금 GDP 7930억달러의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컸다. 그런 나라의 국민, 그 중에서도 당신네 같은 실력자라면 그만큼의 호사는 부릴 만한 것이다. 고마운 줄을 알면 된다.


이래도 ‘뭐가 고마워’라는 생각뿐이라면, 자동차의 시동을 켜고 남산(南山) 길을 드라이브 해보라. 그길 중간쯤에서 월남전 참전 고엽제 피해자 회관과 만날 것이다. 그들의 동료 4960명이 월남에서 죽었고 1만6000명이 부상했다. 그들의 목숨과 피가 10억달러의 현찰과 35억달러의 차관이 돼 조국으로 돌아왔다. 그 돈의 대부분은 발전소를 세우고, 철도를 놓고, 고속도로를 까는 데 들어갔다. 당신네 집 냉장고에, 에어컨에, 벽걸이 TV에, 승용차에, 그리고 외국 유학 간 아이들한테 보내는 달러 학비에도 그들 얼굴이 들어있다는 말이다. 이래도 고마운 줄 모르겠다면, 그럼 약(藥)이 없다.


사람과 사람이 만든 역사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따르는 법이다. 그림자가 없다면, 그게 바로 귀신이고 귀신의 짓이다.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역사는 사람이 만든 것이다. 그림자가 없다는 게 오히려 이상스러운 일이다. 이 정권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부잣집 아이들이다. 제대로 된 아이들이라면 10위를 물려받았으니 우리는 5위로 만들어 후대(後代)에 물려주겠다고 나섰을 것이다. 문전옥답(門前沃畓)을 물려줬다가 나라도 망치고 아이들도 버려놓았다는 억울한 말이 선배들에게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잣집 망나니 아들처럼 막되게 놀지 말라는 말이다.

   [조선일보  강천석 칼럼에서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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