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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드립니다 - 문병민(51회, 광주지방보훈청장)
작성자일고지기 작성일2008/12/09 10:03 조회수: 1,214









희망을 드립니다 - 기고 : 문병민(51회, 광주지방보훈청장)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전국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며 폭설이 내렸다. 밖의 날씨는 쌀쌀하지만 사무실에는 국화 향내가 그득하다. 점심을 먹고 쉬고 있는데, 전화기가 울렸다. “청장님, 전화로 죄송합니다.” 수화기 너머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우선 어떤 분이 전화했는지 궁금했고, 또 그 사연을 듣고 싶었다. 전화를 주신 분은 6·25전쟁 때 남편을 잃은 전몰군경 미망인이었다. 올해 나이 여든을 넘기신 어르신은 그간 온갖 고통을 다 겪었다고 한다. 아들이 한 명 있는데, 취업이 돼 근무를 하다가 지금은 직장을 그만둬 생활 형편이 아주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작년부터 보훈청에서 보훈도우미를 파견해 줘 인생을 다시 살아봐야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는 보훈도우미가 따뜻하게 대해주고 집안청소도 깨끗하게 해준다고 했다. 마땅히 보훈청에 직접 방문해 감사를 표해야 하는데, 몸이 아파 도저히 갈 수는 없고 전화로 감사인사를 한다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연거푸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이번에는 연세가 지긋한 민원인이 직접 방문했다. 몸이 많이 불편한지 지팡이를 짚고 들어오는데 몸은 떨고 있고 거동도 힘들어 보였다. 어르신은 월남전 참전용사로서 보훈대상자였다. 고엽제로 인해 지금까지도 아픔을 겪고 있었다. 어르신께서도 아들이 있어 국가보훈의 혜택을 받아 은행에 취업해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찾아오지도 전화 한 통도 없다고 분개하시며, 아들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셨다. 아들 원망과 함께 보훈 도우미에 대한 감사표시를 하러, 한 시간 넘게 시내버스를 타고 직접 찾아오셨다고 했다. 역시 어르신께서도 한 때 삶에 대한 의욕이 없었으나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보훈 도우미로 인하여 생활에 즐거움이 생겼고 열심히 지병도 치료해야겠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우리나라 현실이 그렇지만 국가유공자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보다도 노후의 영예롭고 외롭지 않는 삶이고, 또한 건강한 생활일 것이다. 현재 65세 이상 고령 보훈가족이 전체 보훈대상자의 57.3%를 차지하는 등 고령화 추세가 급속히 심화되고 노인성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가유공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훈청에서는 보훈복지사와 보훈도우미 등 복지 전문인력을 대폭 증원해 근접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광주·전남·전북지역에는 6명의 보훈복지사와 111명의 보훈도우미들이 활동하고 있다. 중풍·치매 등 노인성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경제력이 미약한 노인세대에 대하여는 가정을 방문해서 청소, 세탁, 취사, 밑반찬 제공 등 가사 지원과 목욕, 건강체크 등 간병 수발, 산책, 심부름, 말벗 등의 다양한 재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직분을 다하며 봉사하고 있는 보훈도우미들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셨던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 등 보훈가족들이 모두 함께 영예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때, 우리나라는 한 단계 성숙한 세계국가가 될 것이라 믿는다.
/문병민〈광주지방보훈청장〉

< 광주일보 12. 9(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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