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 미국에서는 44대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작년 선거에서 전쟁과 테러 그리고 경제위기에 지친 미국인들은 변화해야한다는 오바마 후보의 주장에 공감하여 그를 선택했다. 그는 흑인이었고 정치적으로 신인이었지만 자신이 위기에 빠진 미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가 있음을 미국인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래서 예상보다 훨씬 압도적으로 당선이 되었고, 그래서 취임식에는 수백만 명의 인파가 취임식장에 참석하여 서로를 축하했다고 한다. 지금 전 세계는 경제적 침체에 고통을 받고 있다. 특정 지역이나 몇몇 나라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에 대해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과 그 어느 때보다 성황을 이룬 대통령 취임식 뉴스를 보면서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도 집권 정당을 바꾸고 새로운 대통령을 선택했지만 최소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작년에는 곧 주가가 치솟아 큰 이익이 날 것이니 주식을 팔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 했고, 새해에 들어서는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러한 대통령의 자신감이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더 불안해지고 답답해졌다. 정부는 그것이 언론 때문이라 한다. 지금 그 누구보다 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가난한 자들의 절규를 묵살하고 목숨까지 앗아가면서 법치주의를 강화한다고 한다. 강호순과 같은 살인마들이 힘없는 여성을 욕보이고 살해하고 있다. 온통 뉴스는 그 얘기뿐이다. 힘없고 약한 자들에겐 대한민국은 정글이다.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는다. 대통령은 법의 테두리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는 누구도 그 법이 나의 편이라고 믿지 않는다. 아이들은 좋은 대학, 특목고, 국제중학교를 가기 위해 가장 파랗고 가장 구름 같은 시간을 학원과 독서실에서 휘발시키고 있다. 여유로운 사람들에겐 이것이 또 다른 희망일 것이다. 경제적 부유함이 그들을 보호해줄 것이고 심지어 그 자녀들의 미래도 보장받을 수 있을 테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청와대의 지하벙커에서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한다. 핵폭탄이 터져도 안전할 만큼 두꺼운 시멘트로 지어진 지하에서는 결코 국민의 한숨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