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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47회)의 관풍(觀風) - 한국을 사랑하다가 숨진 젊은 외국인들, 끝까지 보살펴주자
작성자운영자 작성일2022/11/10 11:44 조회수: 722

김성(47회)의 관풍(觀風) - 한국을 사랑하다가 숨진 젊은 외국인들, 끝까지 보살펴주자

5000만 국민의 가슴을 덜컹 내려앉게 했던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가 이제 형식적으로는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이번 참사의 특징 중 하나는 외국인 사상자가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사망자 156명, 부상자 197명 가운데 외국인은 26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당해 모두 41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019년을 기준으로 전체 국민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피해 외국인은 전체 사상자의 11.9%, 전체 사망자의 16.7%나 됐다. 단기 여행으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외국인들도 있었겠지만 아주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을 적극적으로 사랑하다가 화를 당했기에 우리 모두가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상자 41명, 초유의 ‘외국인 대참사’

외국 언론의 비판은 매서웠다. 국내 언론들은 초기에는 철없는 젊은이들의 맹목적 참가, 단순 사고로 취급하다가 뒤늦게 정부의 대책 부재 비난으로 돌아섰다. 반면 외신들은 처음부터 인파에 대비하지 않은 인재(人災)라고 보고 정부와 경찰의 안일한 대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CNN은 “마스크 의무가 풀린 뒤 열린 첫 핼러윈 행사인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진행되던 반정부 시위 때문에 경찰들을 (이태원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준비가 부족했던 것을 시인했다”고 분석했다. 국무총리가 참석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도 미국 NBC 기자는 “젊은 청년들이 그곳에 가 있던 것이 잘못된 것인가.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는가”라고 정부의 책임회피적인 대책을 따져 물었다. 워싱턴포스트는 “1995년 502명이 숨진 상품 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27년이 지나도록 한국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쏘았다.

젊은 외국인 희생자들의 슬픈 사연-미담 줄이어

외국인 참사가 일어나면서 여러 슬픈 사연이 전해졌다. 다섯명이나 숨진 이란 젊은이들 가운데 한 명인 유학생 A(24)는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 ‘대장금’을 보며 한국에 푹 빠진 뒤 성장하다가 다시 K-팝에 심취되어 장래에는 한국에서 빵집을 차려 정착할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이란에서 운영하던 한국어 고급반 수업을 마치고 혼자의 노력 끝에 한양여대 한국어교육센터에 합격하여 올해 9월 그토록 바라던 한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젊은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하고자 이태원에 갔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태국인 여성 B씨(27)는 태국의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뒤 방콕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했다. 그러나 더 공부를 하기 위해 혼자 힘으로 마련한 학비를 가지고 서울에서 한국어 유학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고려인 여성 C씨(20대)도 한국을 아주 좋아한 젊은이였다. 2021년 러시아를 떠나 한국에 온 그녀는 서울에 있는 러시아 학교에 취업해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그녀는 SNS에 “1년 전에는 내가 무얼 해야 할지도 모른 채 한국에 왔다. 그냥 여기서 살고 싶었다. 이런 결정은 위험하고 즉흥적이었다. 지금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국적을 가진 한국인 D씨(24)는 부모님과 한국어로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3개월 전 한국에 들어와 한국어를 공부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로 돌아갈 날 7일을 앞두고 변을 당했다. 한양대 교환학생이었던 미국 청년 E씨(21)에 대해 동료 학생들은 “한국 음식과 전통문화를 사랑했다. 그동안 아시아에 가본 적이 없어 이곳을 탐험하고 싶어 했다. 절에 가는 일도 매우 신나했다”고 했다.

이처럼 이태원에서 희생당한 젊은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 직접 한국까지 찾아온 열정적인 한국 팬들이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더했다.

또 구조활동을 벌였던 외국인들과, 외국인 유해 송환을 돕기 위한 우리 국민의 미담들도 줄을 이었다. 주한미군 3명은 사람들 틈에 눌려있는 한국인 30여명을 ‘무 뽑듯이’ 인파 속에서 구조했고, 파키스탄인 형제도 참사현장에서 CPR로 많은 생명을 구했다. 고려인 C씨 가족들이 선금을 요구하는 유해 이송때문에 낙담해 있자 영화배우 이영애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나서서 이를 해결해 주었다.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시신을 처리했던 업체는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본국 이송에 늦어질 조짐을 보이자 자기 돈을 먼저 지불해 사고 이틀만에 유해를 먼저 비행기에 태워보내고 나중에 관계기관으로부터 처리 비용을 받았다.

세월호 아버지 “참사 재발은 책임자 처벌 부족했기 때문”

이번 참사는 예측 잘못, 대처 잘못, 지휘 잘못에서 비롯된 후진국형 사고였다. 7년 전 세월호 참사때 정부는 “더 이상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또다시 대형 참사가 발생해 약속을 저버린 꼴이 됐다.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한 아버지는 촛불추모집회에서 “이런 일이 왜 또 일어난 걸까. 단언컨대 책임자 처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세월호 수사 초기에는 세월호 선장 등 선원 외에 경비정 정장(경감) 1명만 구속됐다. 이번 수사도 이런 식으로 끝난다면 그 분노는 국민에 그치지 않고 세계인들로까지 확산될 것이다.

외국인 유족 각별히 보살펴 감동주는 ‘이태원 외교’ 발휘를

하여 이제는 일반적인 대책 외에 외국인을 배려하는 섬세한 대책도 필요하다. 첫째, 변을 당한 외국인 41명의 가족들을 우리 가족처럼 각별히 보살펴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한국을 진짜 사랑하는 젊은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외국인을 입국시킬 때는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책임도 있다. 그런데 그 책임을 지키지 못했다. 사고 이후에 서울을 찾은 가족들 가운데는 말도 통하지 않는 가운데 사망자의 유류품을 찾아 헤매는가 하면 유해의 이송 등에 부분적으로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제부터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할 때에 재판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끝까지 보살피고, 모든 일이 종결된 뒤에도 외교관들이 방문하여 위로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가족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태원 외교’를 발휘해야 한다.

둘째, 모든 국민이 안전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체험교육을 보편화 해야 한다. 창피하긴 하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안전 팸플릿’을 배부하는 성의도 필요하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 이후 사고 현장인 전남 진도에 해양사고를 체험할 체험관을 지었다. 그러나 운영비를 국비로 할 것이냐 지방비로 할 것이냐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느라고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 행정의 모습이다.

외국인에 안전 팸플릿 제공, 언어별 긴급대응팀 구성해 둬야

셋째, 재난을 당한 외국인을 위한 행정의 국제화도 필요하다. 이번 참사에서 보았듯이 앞으로의 사건사고에는 외국인들이 포함된 경우가 자주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신고센터부터 여러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외국인 가족에게 통역배치, 외무부와 자치단체, 해당국 대사관들 사이의 원스톱 행정처리도 필요하다. 재난발생시 외국어에 능통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를 즉시 투입할 수 있게 긴급대응팀도 짜두어야 한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 되풀이 않으려면 국민이 나서서 눈 부릅떠야

분향소에 남겨진 메모 가운데 가장 많은 글귀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거였다. 누구로부터 “지켜주지 못했다”는 뜻일까. ‘재난’ 그 자체와 ‘정부의 직무유기’로부터 지켜주지 못했다는 뜻이 분명하다. 한국을 사랑해서 방문했다가 희생당한 외국인들에겐 너무나 억울한 일이다. 하여 이제부터는 희생자들에게 한 약속처럼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야 한다.

김 성 (시사평론가)

< 2022.11.10 데일리스포츠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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