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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47회)의 관풍(觀風) - ‘월드컵4강경기장’으로 이름 바꿔 다시 ‘꿈’이 이루어지게 하자- 21년 전 6월 22일을 기억하며
작성자운영자 작성일2023/06/29 11:32 조회수: 248

김성(47회)의 관풍(觀風) - ‘월드컵4강경기장’으로 이름 바꿔 다시 ‘꿈’이 이루어지게 하자- 21년 전 6월 22일을 기억하며

선수 한 사람의 명성이 국제사회에서, 혹은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필자는 일찌감치 실감했었다. 1991년 1월 말 필자는 걸프전의 현장인 이스라엘에 있었다. 당시 이스라엘 수도였던 텔아비브에는 밤마다 이라크가 쏘아올린 스커드 미사일 폭격이 계속됐다. 이라크가 생화학탄을 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겹쳐 사람들은 모두 방독면을 옆구리에 차고 다녔다. 텔아비브 도착 이틀째에 필자는 프레스센터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가 유태인 택시 운전사와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 운전사는 처음에는 보통 그렇듯이 “일본에서 온 기자냐”고 내게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답하자 유별나게 반가워하며 악수를 청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들이 축구선수입니다.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차붐’입니다”고 했다. 차붐은 당시 독일에서 축구선수로 뛰고 있던 차범근의 독일 이름이었다. 그러면서 아들이 실물 크기의 차 선수 사진을 자기 방에 붙여놓고 있다고 자랑했다.

‘차붐’의 명성이 세계 청소년들에게 감동 줘

이스라엘 청소년이 독일에서 뛰고 있는 차범근 선수를 사랑하는 열정은 오늘날 BTS에 열광하는 세계 각국 ‘아미’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그로부터 취재에 많은 도움을 받게 됐다. 미사일 폭격 경보가 해제되면 필자의 숙소로 즉각 전화를 걸어왔다. “폭격 현장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당시 이스라엘군 당국은 폭격 지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라크에게 표적을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형 방송사 기자들은 텔아비브 시내 곳곳에 모니터 요원을 배치해 두어 즉각 현장으로 출동하였다. 그러나 지리를 잘 모르는 대다수 외국기자들은 한밤중에 폭격 피해지역을 찾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는 재빨리 현장을 알아내 필자에게 연락을 해 오는 것이었다. 이 덕분에 필자는 보다 실감나는 기사와 사진을 본사에 보낼 수 있었다. 긴장과 공포의 연속이었지만 그 운전사 덕분에 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로부터 32년이 지났는데 그의 어린 축구선수는 얼마나 성공한 스포츠맨이 되었을지 자못 궁금하다.

U-20 4강 달성 - 국제스타들 속속 등장

최근 들어 우리나라 축구계에도 반가운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고 있다. U-20 월드컵 선수들이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연이어 4강에 올랐다. 선수들 가운데 3명이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협의가 진행 중이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미 국제적인 스타가 된 이강인과 김민재는 현재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보다 큰 리그로 옮겨갈 예정이다. 재간둥이 이강인은 물론 우리에게 항상 부족하다고 여겨왔던 수비수에도 김민재라는 걸출한 스타가 나와 반가운 일이다. 차범근을 시작으로 박지성 기성용 손흥민 등 국제적 스타들의 뒤를 이을 후배들이 끊이지 않고 있어 반갑기 그지없다.

축구하면 가장 먼저 월드컵부터 떠오른다. 대한민국호도 한때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었다. 그러나 이후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국가 중에서 아무도 그 기록은 깨지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기대되는 건 국제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또 우리의 20세 이하 젊은 세대들이 세계 무대에서 뒤지지 않고 있으니 그들이 계속 성장한다면 4강 실현이 꿈만은 아니리라고 믿어본다.

오늘은 ‘월드컵 4강’ 달성한 날

오늘은 21년 전 우리 축구가 세계 4강에 오른 뜻깊은 날이다. 30대 이상이면 그 감동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2002년 6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스페인과의 8강전이 벌어졌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여기까지 올라오기까지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그래 경기마다 붉은 악마와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는데 이 경기는 더욱 그러했다. 연장전까지 피를 말리는 120분간의 접전에도 불구하고 승부를 내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황선홍을 시작으로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이 차례로 슛을 성공시켰다. 이운재가 스페인 호아킨 산체스의 슈팅을 받아 쳐내 4대 3이 됐다. 그리고 마지막 홍명보의 킥만 남았다. 이 볼이 들어가야 결판이 날 상황이었다. 마침내 홍명보의 슛이 그물을 흔들어대면서 꿈의 4강에 오르게 됐다.

순간 한반도가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경기를 관람하던 김대중 대통령 내외도 눈시울을 적시면서 기립박수를 멈추지 못했다. 관중석의 붉은악마들은 ‘Pride of Asia'라는 카드섹션을 펼쳤고, 태극전사들은 특유의 슬라이딩 승리 세리머니를 펼친 후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았다. 히딩크 감독은 운동장에 쓰러져 있던 스페인 선수들을 찾아가 위로한 뒤 관중석을 향해 한국식으로 머리 숙여 인사했다. 태극전사들은 체격이나 전력 면에서 스페인보다 앞섰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투혼’으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한국의 4강 진출은 세계 축구역사에서 처음 있었던 일이고, 21년이 지난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기록이 됐다.

그러나 당시의 감흥은 그것으로 끝나고 말았다. 히딩크 감독이 ‘명예국민증’을 받고, 경기장 주변 도로를 ‘월드컵4강로’라고 이름 붙여졌으나 정작 광주시민도 잘 모르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게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운 ‘4강 달성’이었다.

‘기억’만으론 ‘4강 의욕’ 생기지 않아

이제 다시 우리나라가, 또는 아시아가 4강에 올라가려면 이날을 기념하는 이벤트는 물론 기념공간을 만들어서 ‘4강 달성의 입김’을 불어넣어야 한다. 지난날 ‘4강 달성’이라는 머릿속의 기억만으로는 의욕이 솟아오르지는 않는다. 그것을 목격하고 스킨십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방법은 광주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밋밋한 이름 대신 ‘광주월드컵4강경기장’으로 ‘4강’이란 단어를 추가해야 한다. 영어명칭도 ‘The Gwangju Stadium where Korea advanced World Cup Semifinals’로 바꿔야 한다. 방송에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중계한다”고 할 때와 “광주월드컵4강경기장에서 중계한다”고 할 때를 비교해보면 시청자들이 받아들이는 감흥도 다를 것이다.

경기장 주변에 그날의 감동이 되살아날 수 있는 기념관과 조형물들도 배치해야 한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월드컵 4강 기념공간’이 되면 축구선수나 팬들은 물론 일반 관광객들도 여기를 찾게 된다. 당시 중국도 월드컵 본선에 처음으로 진출하여 코스타리카와 첫 경기를 벌였던 곳이므로 중국 관광객들에게도 관심이 많은 곳이다.

누구나 이 경기장에서 그날로 돌아가 전시물 관람은 물론 기념사진도 찍게 되면 한국 축구의 성지(聖地)가 될 것이다. 당시 선수들이 이룬 성과는 ‘신화’나 ‘기적’이 아니었다. ‘투혼’이 역사를 만들었다. 여기에서 이런 실체를 체감해야 패기(牌記)와 투지, 그리고 체력과 기술력을 연마하려는 의욕도 생겨난다.

이처럼 많은 스토리텔링 소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념하는 행사는 물론 공간까지 방치해 왔으니 기가 막힐 뿐이다.

축구협회와 광주시, ‘4강 체취’느끼게 해야

광주경기장은 대한민국 축구 역사의 소중한 자산이다. 따라서 대한축구협회와 광주광역시는 이제라도 서둘러서 명칭을 바꾸고, 주변환경을 시대에 맞게 파격적으로 리모델링하여 ‘4강의 체취가 남아있는 경기장’ ‘또 4강을 해낼 수 있는 경기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어야 한다. 해마다 기념이벤트가 축제로 이어지도록 조성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우리 청소년 축구선수들이 21년 전의 역사를 다시 실현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오늘, 그날의 함성이 들려오지 않는가?

< 데일리스포츠한국 2023.06.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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