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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47회)의 관풍(觀風) - 한반도 ‘군사적 억지력’, 무엇을 보완해야 하나- 이-팔 전쟁을 지켜보면서
작성자운영자 작성일2023/11/17 10:33 조회수: 83

김성(47회)의 관풍(觀風) - 한반도 ‘군사적 억지력’, 무엇을 보완해야 하나- 이-팔 전쟁을 지켜보면서

지난 7일 팔레스타인 가지지구에 있는 하마스 무장단체의 이스라엘 습격사건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후의 전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팔 전쟁, 초기에 민간장비로 첨단 무기를 무력화 시켜

10월 7일 오전 6시 30분 하마스 무장단체는 인접한 이스라엘을 향해 2시간 동안 5천발의 로켓탄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 즉각 요격에 나섰지만 갑자기 쏟아지는 기습 폭격을 모두 막아내지 못해 피해를 보았다. 같은 시간 하마스 무장집단은 불도저까지 동원하여 장벽을 부수고 오토바이와 트럭, 페러글라이더 등을 타고 침입하여 이스라엘인을 학살하기 시작하였다. 또 이스라엘 국민은 물론 축제에 참여했던 외국인들까지 199명을 인질로 삼으려고 생포해 갔다. 이스라엘군은 비상을 걸고 출동했으나 시간을 지체했다. 가자지구 하마스 무장단체 지휘부는 이번 전쟁이 팔레스타인 민족을 탄압하고 독립을 방해한 이스라엘을 향한 전쟁이라고 발표하며 모든 팔레스타인 민족과 아랍세계는 물론 이슬람교도들의 봉기를 촉구했다. 하마스의 주장과 실시간 촬영된 장면들이 X(과거 트위터)와 여러 SNS를 통해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여기에는 이스라엘 총리가 병원에 입원하는 장면이나, 이스라엘 헬기가 격추되는 장면 같은 가짜뉴스도 함께 유포돼 1백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허를 찌르는 작전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 무장단체의 기습공격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5천톤의 폭탄을 가자지구에 무차별로 퍼부었다. 또 예비군 동원령을 내려 38만명의 병력으로 가자지구 진입준비를 마쳤다. 하마스는 이후에도 이스라엘 수도와 국제공항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드론·가짜뉴스가 전쟁 승패를 좌우

1991년 1월 이스라엘에서 걸프전을 취재했던 필자로서는 이번 하마스의 기습작전을 보면서 전쟁 방식의 변화를 되짚어 보았다. 이라크의 도발로 일어난 걸프전은 한 마디로 미사일전이었다. 이라크는 쿠웨이트를 점령한 뒤 아랍세계의 동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매일 북한제 스커드 미사일을 이스라엘에 퍼부었다. 여기에 맞서 이스라엘은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패트리어트 요격용 미사일로 응사했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벌어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작전은 ‘집중과 분산’의 병행 작전이었다. 하마스는 5천발의 로켓포를 한꺼번에 발사하여 ‘철통 방어망’이라고 이스라엘이 자랑해온 아이언 돔에 구멍을 뚫었다. 이스라엘 요격 미사일이 미처 모두를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기습작전 무기도 민간인 장비를 이용했다. 오토바이와 보트, 페러글라이더를 활용한 낙하산 침투, 가짜뉴스까지 작전에 동원했다. 전쟁은 이처럼 예측불허의 방법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 국지적으로 분쟁이 일어난다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 우리도 과거 1·21사태(1968년 1월 21일, 북한 무장게릴라들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하여 서울 세검정고개까지 침투했던 사건), 울진·삼척무장공비침투사건(1968년 11월, 120명의 북한 무장 공비가 유격대 활동 거점 구축을 목적으로 울진·삼척 지역에 침투한 사건)과 성격은 다르지만 실미도 사건( 1971년 8월 23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서 북파공작대원 24명이 군경과 교전한 사건) 등이 발생하여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오늘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기습사건 자체만으로도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장기화되면 수출입활동도 위축될 것이다. 생필품이 동나고 외국인들이 탈출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전파되면 더 큰 인적·물적 피해를 줄 것이다.

과학기술 인력을 활용하는 병역제도 개선이 가장 중요

따라서 한반도에서 이런 급변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군사적 억지력’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억지력은 결국 적국보다 앞선 군사력을 유지하고, 국내·외 정치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에서 나온다. 그러한 점에서 다음의 대책을 제안한다.

첫째, 병역제도의 개정이다. 모든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출산율 감소로 기존의 ‘60만 대군’은 점차 줄어들어 시간이 지나면 50만명 대 이하의 병력이 될 것이다. 한편, 앞으로의 전쟁은 인해전술이 아니라 과학기술에 의한 전술이 주가 될 것이다. 인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로봇이 전투병력을 대신하고, 정찰위성, 근거리·원거리 드론, 유도 미사일 등이 전쟁을 주도할 것이다. 이럴 때가 되면 과학기술 인력이 무제한으로 필요할 것이 분명하다. 정규군 외에도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이러한 필요인력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려면 부동시, 평발, 육손이라고 하여 병역을 면제해주는 제도를 당장 개선해야 한다. 전쟁 발생시에는 각 분야에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전문가 중심의 예비군 동원체제도 만들어 두어야 한다.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군면제를 해 주는 제도도 수정해야 한다. 국위선양을 위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병영생활은 면제해 정기적으로 기본군사훈련을 받아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학기술 운용에 필요한 장년·노년층과 여성에 대해서도 인센티브를 주고, 비상시 동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병역제도는 지금까지 건강한 남자를 대상으로 의무화하여 왔으나 앞으로는 국민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활용하는 것을 중심으로 제도를 개혁해야 억지력을 유지할 수 있다.

값싸면서 다목적 활용 가능한 드론 개발에 치중해야

둘째, 드론의 활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은 가장 유용한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공군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정찰용이나 폭탄 투하 또는 자폭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소대 규모까지 드론을 소모품처럼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도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대량 구입하여 우크라이나 폭격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 무장조직도 기습작전 초기에 드론을 이용해 통신탑 발전기를 폭파시키기도 했다. 북한 역시 무인 비행체를 촬영용으로 국내에 침투시키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원거리 지역의 촬영은 물론 적 지휘자 제거나 시설을 폭파하는데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 드론에 대한 기술이 발전하면 정찰·촬영·폭격 임무는 물론 소규모 특공대를 이동시키는 운송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다. 드론의 장점은 고고도 정찰기나 유도 미사일에 비해 제조비용이 저렴하다는 것과 휴대하기 간편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전쟁의 주역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드론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사령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사령부에서 말단 소대에 이르기까지 조직의 규모에 맞게 드론을 배치하고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격용 드론 못지않게 드론의 침투를 방어하는 과학기술도 발전시켜야 전쟁 억지력을 가질 수 있다. 드론과 유사한 공격용 무인로봇, 무인장갑차 같은 장비도 전투에 활용하는 연구개발도 당연히 필요하다. 전략형 무기 개발에 소홀히 하면 안 되겠지만 전투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무인무기를 개발하는 일도 절대 중요하다.

고도의 홍보전략도 전투 못지 않게 중요

셋째, 효과적인 홍보전략도 전쟁 억지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은 월남전에서 총격을 당해 고통스럽게 숨져가는 미군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도함으로써 반전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하여 1991년 걸프전때는 철저한 검열과 우세한 전황만을 내보냄으로써 이를 막았다. 미사일의 탄두에 장착된 카메라가 목표물을 명중하는 장면(물론 명중된 화면만 골랐겠지만)을 TV에 내보냄으로써 과학기술의 신뢰성을 높였다. 세계가 단일 통신권이 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전과 이스라엘-하마스전 역시 과거보다 단수가 훨씬 높은 치열한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가짜뉴스 또한 국민과 전투병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쟁은 경제활동에 큰 피해를 입힌다.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이다.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도화 된 전략적·전술적 홍보전략도 세워두어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하고 있지 않나 걱정된다.

손자병법 8편 구변(九變)은 ‘적이 가까이 이르지 않으리라 기대해서는 안 되고, 또 적이 가까이 올지라도 공격하지 않으리라 기대해서도 안된다’고 했다. 늘 적이 감히 침공하지 못하도록 유비무환의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미래의 전략가나 시대를 읽는 지휘관이라면 단순한 군사적 지식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제도, 정치적 상황도 두루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허장성세보다는 치밀한 판단으로 급변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억지력을 유지하는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다.

김 성(시사평론가)

< 데일리스포츠한국 2023.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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