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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47회)의 관풍(觀風) - 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이 우리에게 남겨준 과제
작성자운영자 작성일2024/01/29 16:04 조회수: 155

김성(47회)의 관풍(觀風) - 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이 우리에게 남겨준 과제

지난 1월 2일 새해 벽두부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가덕도에서 괴한에게 피습돼 목부위에 중상을 입으면서 정가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유튜브들은 ‘자작극’과 ‘배후설’ 등 확인되지 않는 글을 올려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판쳤다. 이로 인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유튜브 통해 음모론과 가짜뉴스 판쳐

사건이 발생하자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은 일치된 목소리로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면서 이 대표에 대한 신속한 의료조치와 가해자의 엄중처벌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런데 사건 발생 이틀째인 3일부터 ‘나무젓가락으로 찔렸다’‘가짜 피를 흘렸다’‘재판을 회피하기 위한 자작극이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유튜브를 탔고, 곧이어 ‘헬기로 서울로 이송되는 특권을 누렸다’‘지방의 응급의료시스템을 무시했다’는 주장으로 발전하였다. 그러자 상대편 유튜버들도 ‘여권 배후설’‘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부정적인 여론을 덮으려는 것’이라는 등의 주장이 화면을 메웠다. 경찰이 범행도구로 등산용 칼을 사용했다고 발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무젓가락’ 주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응급의료시스템 논쟁 역시 고발까지 뒤따르는 등 아직 미해결 상태이다.

경찰이 당원 가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해자 거주지와 정당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자 언론은 그가 국민의힘 전신의 정당에 당원이었으며, 2023년 4월에는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보도했다. 양 정당은 경찰이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성명을 발표했으나 경찰은 이를 확인해 주지 않아 뜬소문은 계속 확산됐다.

사건 발생 사흘째인 4일, 구속적부심을 받기 위해 출석하던 가해자에게 기자들이 범행동기를 묻자 “경찰에 있는 8쪽 분량의 ‘변명문’에 나와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유튜버 사이에서는 ‘변명문’ 내용을 가지고 아전인수격 해석을 했다. 그러나 정작 경찰은 수사자료라는 이유로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세 가지 과제 남겨

이 대표 피습사건은 우리에게 세 가지 과제를 남겼다. 첫째 정확한 사실이 신속히 발표되지 않아 ‘뜬소문’이 퍼지게 됐다는 점이다. 둘째, 유튜브의 무분별한 정보유포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셋째, 우리나라 병원 응급시스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이번 피습사건에서 가해자가 어떤 성향의 인물인지, 피습이유가 무엇인지, 즉 복덕방 운영 부진으로 생활고에 따른 우발적 범행인지, 아니면 정치적인 신념을 가지고 실행한 확신범인지가 사실보도에 중요한 요소이다. 가해자가 작성했다는 ‘변명서’는 범행동기를 밝힐 중요한 단서일 수 있으나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만 높아졌다. 경찰이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정확히 발표하지 않자 언론과 유튜버들의 추리력이 동원되기 시작했다.

경찰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는 상태에서 수사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가해자가 두 개의 거대 정당 당원을 지냈던 적이 있기 때문에 해당 정당들 사이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서 아예 발표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가짜뉴스가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

가짜뉴스 확산 안되도록 경찰의 조치 필요

확인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가 남발된 이유는 시대적 환경이 급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과거 수사 메뉴얼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늘날 인터넷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입력된 정보는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인터넷추적단은 공개되지 않은 인물이나 비공개 문서까지 찾아내기도 한다. 따라서 경찰도 인터넷 시대에 맞춰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수사상황을 1일 브리핑을 통해 공개하거나, 잘못된 소문에 대해서는 신속히 수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경찰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유튜브를 통한 ‘확증편향’ 억제책 마련해야

유튜브는 ‘1인 언론’으로 이제 세계적으로 보편화 된 미디어가 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3%가 유튜브를 이용해 뉴스를 본다고 답해 46개국 평균치(30%)를 크게 넘었다. 진보 성향 응답자의 유튜브 뉴스 이용률은 62%, 보수 성향은 56%였다. 이렇게 국민 절반이 이용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규제는 방치되어왔다. 유튜버들에게 ‘정보’는 ‘돈’이다. 조회수가 바로 돈이기 때문이다. 보다 새롭고 자극적인 정보를 알리는 것이 돈과 직결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언론기관의 게이트키핑 기능이 소홀히 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유튜브에 빠져들면서 ‘확증편향’ 경향을 보이게 되었다. 확증편향은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자기 생각과 다른 정보는 무시하는 심리를 말한다. 상대를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악마화하며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는 양극화 정치도 확증편향 성향이 만들어낸 것이다. 국민들도 경험했듯이 촛불집회와 태극기부대 집회로 나누어지면서 확증편향이 심화되었다. 이번 피습사건의 가해자도 확증편향의 대상자가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에는 이미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유포되는 증오 정치가 확산되지 않도록 1인 미디어를 규제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10여건이 발의되어 있으나 잠자고 있었다. 국회가 법안을 조속히 의결하여 증오 사회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덧붙여서 고질적인 증오 정치를 종식시킬 정치선진화법의 제정도 서두를 것을 제안한다.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이해 제고해야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응급치료만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자 “권역외상센터에서의 수술을 외면하고 서울대병원으로 갔다”며 국가가 정해둔 응급의료체계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사안은 2개의 시각으로 분리해 보아야 한다. 첫째는 응급환자의 가족이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轉院)을 요청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둘째는 지방의 권역외상센터를 지켜보는 국민이나 응급환자의 가족, 정치인의 잘못된 시각이다. 이 대표의 경우는 가족이 원해서 부산대병원측이 서울대병원과 연락을 취한 뒤 헬기로 이송하였다. 수술은 환자나 가족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혈관재건수술을 해 왔던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입장에서는 씁쓸했겠지만 가족의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을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말처럼 “야당 대표가 흉기 피습을 당했다면 본인과 가족 의사를 반영해 헬기로 서울 이송도 할 수 있는 문제”라며 “진영논리로 특혜 시비를 하는 것 자체가 유치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이 코멘트에 답이 들어있다고 본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민주당측의 대응이었다. ‘헬기 이용’에 시비가 붙었으므로 이를 ‘음모’나 ‘험담’ ‘2차 가해’로 몰아붙일 게 아니라 ‘어찌됐든 물의를 일으켜 유감이다’고 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입장을 밝혔더라면 정치적으로 어른스럽고, 국민으로부터도 동의를 받을 수 있었지 않나 싶다.

문제는 지방의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여전히 남아있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부산권역의료센터 의료진들이 섭섭해하는 가운데 야당의 한 국회의원이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운운 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돼 부산의 의사단체 자존심을 건드렸다. 여기에다 서울대병원의 발표도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 대표의 수술을 담당했던 서울대병원 교수는 “목정맥이나 목동맥의 혈관 재건술은 난도가 높은 수술로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집도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들였고 수술을 진행했다”고 했다. 가족의 요청때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권역센터가 수준이 낮아 요청한 것처럼 들리게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묘한 표현의 차이가 오해를 불러일으켜 부산시의사회는 물론 경남·광주·서울시 의사회를 비롯 전국의 의사회들이 성명을 발표하는 사태로 확산됐다.

전국 17개소에 자리잡고 있는 권역외상센터는 대한민국 중증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의료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지성인’인 이용자들이 이런 역할을 인정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국민들이 동의할 때까지 의료능력과 인력, 기자재 등을 보다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아직도 그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홍보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높은 선진 사회로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성(시사평론가)

< 2024.01.11 데일리스포츠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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