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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47회)의 관풍(觀風) - 이런 국회, 국민이 만들어야 한다
작성자운영자 작성일2024/02/19 15:13 조회수: 46

김성(47회)의 관풍(觀風) - 이런 국회, 국민이 만들어야 한다

 4·10선거 이후 확 바뀐 국회의원 모습을 상상해 본다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적(理想的)인’ 국회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1. 국회의원과 장관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산물 수입정책을 놓고 1대1 토론을 벌였다. 국회의원과 장관 두 사람 모두 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어 더듬거리거나 아랫사람들이 작성해준 자료 없이 즉문즉답을 했다. 영국 국회에서 캐비닛과 섀도캐비닛(내각과 야당의 예비내각) 의원 간에 벌어지는 일반적인 모습이 한국 국회에서도 펼쳐지게 된 것이다. 의원은 호통치지 않고 통계수치를 가지고 조근조근 따져 묻는다. 장관 역시 호혜원칙에 따라 과거 정부때부터 해온 제한된 수량에 대한 수입 불가피성을 들어가며 답변했다. 두 사람 모두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었다.

2. 자기 소유 기업의 자금을 횡령한 야당 당직을 가진 의원과 뇌물을 수수한 여당 의원 등 2명에 대한 체포동의안 투표에서 의원들이 기명투표로 모두 가결했다. ‘동료 봐주기’가 사라지고 국민의 편에 선 소신투표가 정착됐다.

3. 의원들이 발언을 시작할 때마다 첫 머리에 하는 “존경하는 ○○○ 의원님…” 말에는 진짜 존경심이 담겨있었다. 어린 초등학생들이 이를 본받기 시작하면서 상대방을 존중하게 됐다.

파격적 ‘특권 내려놓기’로 ‘횡재 자리’ 이미지 바꿔

4. 여야 국회의원들이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여론조사에서 국회에 대한 신뢰도가 ‘경마장 승부조작’ 13%(사실이 아님)보다 더 낮은 9% 수준으로 떨어지자 여러 특권들을 축소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첫째, 국가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국회의원 세비를 1인당 국민소득 3배(2023년 기준 1억2천만 원)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달려있는 수당 역시 합리적으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둘째, 현재 9명이던 국회의원 1인당 보좌인력(어공:어쩌다 공무원)을 4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신 국회에 설치되어있는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 미래연구원, 국회도서관의 인원(늘공 : 늘 공무원)들로부터 입법활동을 지원받기로 했다.

셋째, 국회의원이 ‘횡재하는 자리’라는 인상을 뿌리깊게 심어준 후원금 제도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매년 1억5천만 원, 대선이나 지방선거 때는 3억 원까지 모금할 수 있던 후원금을 하나로 통일하고 매년 1억원 이하로 받아 정책홍보와 선거비용으로만 사용하도록 했다. 또 낙선한 신진 출마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 득표율에 따라 차등하여 환급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국민참여 위원회가 의원 이해가 걸린 법 제·개정 주도

넷째, 국회의원 신상과 관련된 문제들(선거구 획정 등 선거법 개정, 보수 산정, 품위실추, 국민소환제)을 결정하기 위해 국민들로 구성된 관련 위원회들을 설치하고, 본회의 의결을 거쳐 법제화하기로 했다. 국민참여 위원회들은 위원회가 결정한 사항의 타당성을 재확인하기 위해 지역·성별·세대·직능·경제적 및 신체적 능력 등을 안배한 국민 1백만 명(일명 ‘국민부’)을 대상으로 전화를 통한 여론조사를 한다. 조사결과 찬성이 과반수 이상일 때 국회에 통보하고 국회의원은 이를 무조건 실천한다. 국민부는 행정부·입법부·사법부에 이은 제4부로서 국회의원이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을 간접적인 방식(여론조사)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4년간 국민으로부터 견제받지 않는 국회의원을 견제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5. 여당은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야당이 발의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수용하고, 야당은 여당이 발의한 기업의 법인세 인하안을 4차산업에 투자하는 조건을 붙여 수용하는 타협안에 합의했다.

6. 드디어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총선 이후 정치권의 ‘혁신’ 분위기가 무르익어가자 대통령도 여기에 호응했다. 미국 정치권의 변화전망과 러-우 전쟁, 이-팔 전쟁, 한중관계 향후 방향, 북한의 러시아 접근과 도발의 예측, 국제자원전쟁과 반도체 국제동향 등 산적한 현안을 설명하는 ‘국정설명회’형식으로 정당대표들을 초청한 것이다. 회담 참석자들은 불안정한 국내외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필요하면 즉각 ‘대통령-정당대표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제3세력, 캐스팅보트로 균형유지

7. 미래산업을 이끌 AI 클러스터의 조성 위치와 관련법 제정을 놓고 거대 정당인 제1당과 제2당이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제3세력이라고 불리는 제3당(23석)과 제4당(11석)이 거대 양당에 타협안을 제시하고자 공개정책토론을 제안했다. 타협안이 끝내 반영되지 않자 제3세력은 제2당 안의 가결에 협조하기로 했다. 이 과정이 TV를 통해 중계되면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뒷거래나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 의혹 등이 해소됐다. 제3세력과 손을 잡지 못한 제1당은 불만이 많았지만 타협의 산물이었기 때문에 승복했다. 제3당과 제4당은 이후 정치적 타협에서 공평하게 캐스팅보트를 행사하여 국회가 균형을 유지하게 되었다.

8. 각 정당이 미래를 이끌어갈 정치인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정당에 영입되어 국회에 들어온 의원들이 공복(公僕)정신을 망각하고 입신양명이나 개인의 치부에 매달리는 사례가 늘어나자 영입방식을 줄이고 정치학교를 개설해 정치신인을 직접 육성하기로 한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도 정당의 정치학교에서 청년부터 정치교육을 시키고 있다. 전문 과정과 일반 과정을 두어 ‘정치적 무관심’을 줄이는데 기여했다. 또 지방의 선출직 가운데 우수한 인재를 발탁하여 지방정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의 경영도 담당하도록 하여 지역균형발전을 가져오게 했다.

‘국민소환제’ 요구가 국회 변화 이끌어

이러한 변화는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된 이후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촛불시위를 통해 단 한 가지 실천만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관철!’이었다. 이것이 22대 국회의원 자세를 바꾸는데 주효했던 것이다.

지난 1년간을 보더라도 국민을 실망시킨 국회의 모습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국회 다수당이자 제1 야당의 총재인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일이 있었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정부가 요구한 체포동의안이 지난해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됨에 따라 불구속 기소됐다. 이 대표는 6월 19일 국회 연설을 통해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정부는 9월에 다시 대북송금 의혹으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요청했다. 그러자 투표 전날, 민주당은 6월 선언과 달리 야당 의원들에게 거부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22일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말았다. 닷새 뒤인 27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이 기각되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되긴 했지만 국회를 손에 쥐고 주무르는 듯한 인상을 보여 실망을 안겨 주었다.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이 소통하고 타협해야 할 국회라는 공간 안에서 대화와 타협은 커녕 손팻말을 들고 단체로 구호를 외치는 시위장으로 만들어버려 국민을 실망시켰다. 이런 ‘대결의 정치’에 실망한 유능하고 전문적인 초선의원들이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리 정치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초선의원들이 물러나는 것은 국회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패거리 정치’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걱정됐다.

불체포특권·국회 시위장化…국민들 분노 치솟아

국회가 권위를 잃으면서 나타난 극단적인 모습이 강성희 의원 사건이다. 진보당 소속 강 의원은 지난 1월 18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진다”고 외쳤다가 대통령 경호원들에게 입이 틀어막히고 사지(四肢)가 들린 채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비록 이재명 피습사건 직후라곤 하지만 대통령 경호실은 국민이 선출한 강 의원을 테러범 취급하듯 했다. 이런 태도는 적대적 국회의원관(觀)을 보여준 단면이었다. 여기에는 여당의 책임도 크다. 여당은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젊은 대표를 밀어내고, 차기 대표로 출마한 후보자들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주저 앉히기까지 했다. 당정간에 때에 따라선 긴장관계도 필요하나 국민의 눈에는 상하관계로만 보여 실망을 안겨주었다.

올해 초 또 한 번 국민을 실망시킨 일이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2024년 예산안을 늑장 처리해 헌법을 위반하고, 60여일밖에 남지 않은 22대 총선의 선거법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에서 자신들의 세비를 슬그머니 인상한 것이다. 국회의원 연봉이 지난해 보다 1.7% 오른 1억5,700만 원이 돼 1월 20일에 1,300여만 원씩을 받았다. 여기엔 잘한 일도 없으면서 설 상여금 424만 원도 포함됐다.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거나 구속된 의원까지 모두 이를 받았다. 1명당 최대 9명인 보좌진 급여까지 합하면 의원 1명당 연간 7억여 원이 지급된다.

본분 다하지못하면서 또 세비 인상

하여 특권층화 되어버린 국민의 공복(公僕)에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성난 국민의 함성은 5천만 국민의 마음에 다다랐고, 그 함성이 정치의 선진화를 이끄는 계기를 만들었다. 4·19혁명, 5·18민중항쟁, 6·10항쟁과 어깨를 겨눌만한 선거혁명이었고, 제도만 만들어두고 내실을 기하지 못했던 민주주의도 완성된 것이다. 정치는 선진화의 길을 걷게 되었고, 우리 사회는 제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게 됐다.

민주정치 혁명의 주체인 국민에게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김 성(시사평론가)

 
< 데일리스포츠한국 2024.0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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