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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47회)의 관풍(觀風) - ‘경상도당’ 국민의힘이 ‘전국정당’이 되려면?
작성자운영자 작성일2024/05/03 14:37 조회수: 254

김성(47회)의 관풍(觀風) - ‘경상도당’ 국민의힘이 ‘전국정당’이 되려면?

 22대 총선 결과를 세 가지로 압축 해석할 수 있다. 첫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거대 양당이 여전히 압도적인 숫자로 국회를 장악하였다는 점이다. 양당은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283석(민주 175석, 국힘 108석)으로 94.3%를 차지하였다. 21대 총선 때도 283석(민주 180석, 국힘 103석)으로 같았다.

22대 국회, 정책은 극단적 대립 … 특권은 짝짜꿍 전망

둘째, 거대 양당이 대립하였을 때 조정하고 타협할 제3세력이 없어서 여야의 극한 대립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제3세력으로 조국혁신당(12석)과 개혁신당(3석), 새로운 미래(1석)가 있으나, 교섭단체 규모(20석)에 못 미친다. 그나마 21대 때(정의당 6석)보다는 숫자가 늘어나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셋째, 양당이 극단적인 갈등으로 치달으면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국제경쟁력이 약화된다. 반면 국회의원 특권과 관련해서는 더 많은 짝짜꿍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세비를 포함해 정책자료 수집을 위한 입법조사비 인상, 비서진의 증원이나 직급 격상 같은 국회의원 특권 관련 안건들이 양당의 토론 없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또 지난해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시키려고 안간힘을 썼던 불체포특권 폐지나, 국회의원 주민소환제 도입 같은 유권자 희망사항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22대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유권자, ‘심판론’과 ‘보수결집’으로 나눠져

유권자들이 보여준 투표 성향에도 2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째, 야당이 줄곧 주장해온 ‘정권심판론’이 유권자들에게 잘 먹혀들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야당과의 대화 거부, 국회 의결안에 대해 거부권을 남발한데다 끊임없이 전 정권 탓만 했다. 올해 들어서도 해병대 상병 익사사고에 대해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있던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내보냈는가 하면, “대파값 875원” 발언에다 수도권에만 민생토론회를 집중해 오히려 반발을 샀다. 이런 실책들이 ‘심판론’으로 모아졌다.

호남권에서는 지난 2년간 기대했던 인재등용이나 지역균형발전 공약이 지켜지지 않아 불만이 높았다. 이런 가운데 국무총리와 민주당 대표까지 지냈던 이낙연 후보가 고향이나 다름없는 광주에서 ‘민주당 심판론’을 내세우고 출마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표분산을 우려해 정권심판론에 집중하는 바람에 이 후보는 득표율 15%에도 못미치는 패착을 가져왔다.

둘째는 보수결집이었다. 국민의힘이 “개헌선(200석)을 막아달라”고 호소하자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대통령의 거부권 무력화 → 대통령 탄핵 → 정권교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여 결집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6개 시·도에서 점유율 ‘0%’, 민주당은 2곳에서 ‘全敗’

수치로도 나타났다. 4년 전인 21대 때 각 선거구별 국회의원 점유율을 보면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수도권(서울·인천·경기) 13.2%, 경상권(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86.2%,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 28.6%였다. 그러나 22대 때는 수도권 15.6%, 경상권 90.8%, 충청권 21.4%로 21대와 비교해서 경상권과 수도권에서 보수층의 결집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음을 보여주었다. 대신 충청권은 점유율이 떨어졌다. 국민의힘이 경기도와 대통령의 연고가 있는 충청권에 공력을 기울였으나 결과는 기대에 못미쳤다.

또 국민의힘은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6개 시·도(광주·대전·세종·전북·전남·제주)에서 당선자를 단 1명도 내지 못했다. 반면 민주당은 2개 시·도(대구·경북)에서 전패(全敗)했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83.6%(102/122석), 충청권에서 75%(21/28석) 호남 100%(31석)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한 지역이 수도권이기 때문에 ‘수도권당’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상권에서 90.8%(59/65석)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하였기 때문에 ‘경상도당’이 됐다. 이 조사는 정책을 결정하는 주체가 결국은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유권자 득표율보다 정당별 국회의원 점유율로 비교한 것이다.

호남에서 의석 못 얻으면 수도권에도 영향 줘 제1당 ‘난망’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제1당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당연히 수도권이나 호남권에서 국회의원을 더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수도권은 유권자들이 이성적 기준이나 경제정책에 따라 의사를 결정하는 경향이 높다. 출신지역만을 가지고 표쏠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도권의 이같은 성향 때문에 국민의힘이 호남권의 유권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동의를 받아야 수도권 유권자들도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따라서 수도권에서 의석을 늘리려면 호남권에서 의석을 확보해야만 가능해진다. 그러려면 진정어린 노력이 필요하다.

여전했던 ‘형식적’ 호남권 후보 공천

그런데 국민의힘은 호남권에서 과거와 다름없는 형식적인 공천만 하였을 뿐이다. “호남의 모든 선거구에 후보자를 공천했다”는 게 자랑거리였다. 이걸 자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호남을 배려한다면서 요란하게 떠들어 놓고선 인요한 외에는 비례대표 당선권에 아무런 후보자들을 배치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대통령이 과거 광주에서 자신과 함께 근무했던 비례대표 후보자가 뒷 순번으로 밀려나자 대통령실 수석으로 빼돌려 앉히기까지 했을까. 높은 득표율을 낼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를 적극 지원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김화진 전남도지부 위원장은 전교조 활동을 하다가 당을 개혁해보겠다는 의욕으로 참여하였으나 결국 찬밥 신세가 됐다. 이정현 후보는 18~20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국민의힘 후보자로는 유일하게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경력까지 가지고 있었으나 이번에 당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호남권에서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으면 전국정당을 포기했다고 손가락질을 받을까 봐 제스처만 보인 듯한 인상이었다.

경쟁력있는 인재 영입과 장기적인 그림자 후원 필요

이런 상태로 선거를 치르면 또 제2당이 될 게 뻔하다. 하여 제1당이 되려면 우선 호남에 진심에서 우러난 반성과 각고면려가 있어야 한다.

첫째, 국민의힘 자체적으로 호남지역 인재풀을 확보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당선 가능성이 있는 호남 지방의 정치 경제 문화계 인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영입하려 해도 하나같이 손사래를 친다. 일회용으로만 써먹고, 지속적으로 뒷받침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여 경쟁력 있는 유능한 인재라면 설령 당원이 아닐지라도 그 인재가 맘껏 일할 수 있도록 묵묵히 배후에서 그림자 후원을 해주어야 한다. 하늘이 감동할 수 있도록 지성(至誠)을 들이는 일부터 해야 한다. 중국의 관중(管仲)이 말한 막여수인(莫如樹人)을 실천해야 한다.

둘째, 지역사회의 핵심적인 관심사항에 발 벗고 접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은 지역사회에서 구색 맞추기 정당에 그쳐왔다. 발 벗고 나서려면 지역사회와 허심탄회해야 하고, 동시에 논리와 지혜를 갖춘 지역인물이 앞장서야 한다. 그 인물이 정부·여당에 건의하거나 요구하면 들어주어야 지역사회에서 ‘말발’이 서고, 유권자도 인정하게 된다. 정치지도자의 선심성 약속만으로 지역인재를 모셔올 수 없다.

호남 핑계 “보수결집”선동은 자가당착이자 소탐대실

셋째, 선거철만 되면 호남지역을 ‘둘러리 지역’으로 암묵적으로 설정하는 국민의힘 당내 의식을 뜯어고쳐야 한다. “호남사람들이 민주당 중심으로 단결하니 우리도 표를 모아야 한다”는 논리는 자가당착에 불과하다. 호남권의 국회의원 수는 정치구도를 뒤집어 놓을만큼 많지 않다. 경상권의 1/2에도 못 미친다. 이런 의식은 오히려 수도권과 충청권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소탐대실하게 된다. 정책이나 인물을 보고 선택하지 않고, 보수결집 같은 수준 이하의 선동에 계속 놀아난다면 23대, 24대 때에도 같은 결과만 가져온다.

호남에서 능력있고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 자체가 우물 안 개구리 꼴에서 벗어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역사의식을 수용하고, 다른 지역과 함께 지방의 균형발전을 실천할 때 제1당으로 다가설 것이다.

제갈량의 ‘멀리 봄’ vs 조조의 ‘기만’, 무엇을 택할 것인가

삼고초려(三顧草廬)로 유명한 제갈량의 집에는 ‘담백한 마음으로 뜻을 세우고, 차분한 마음으로 먼 일을 도모한다’(淡泊以明志 寧靜以致遠)는 글이 걸려 있다. 제갈량은 유비가 세 번째 찾아왔을 때 그의 진실된 한(漢)왕조의 복원 여망을 확인하고서 ‘천하삼분지계’ 지도를 내 걸었다. 반면 조조는 대조적이었다. 조조의 가신이자 한왕조의 재상인 순욱(荀彧)이 그를 위왕으로 추대하는 것에 반대하고 단식에 들어가자 “친구를 굶겨서는 안된다”면서 부하를 시켜 과일바구니를 보냈다. 주변에서는 조조를 칭송했다. 그러나 순욱이 과일바구니를 열어보니 바구니는 텅 비어있었다. 조조가 자신을 버린 걸 알고 자살했다. 조조는 측근인 순욱을 제거하는데 이런 방법을 썼다.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모습의 정당이었을까? 앞으로 어떤 모습의 정당으로 혁신할 것인가?

김 성 (시사평론가)

< 데일리스포츠한국 2024.0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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