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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47회)의 관풍(觀風) - 사진 찍는 회의만 열어서는 ‘국토불균형’ 해결 안돼
작성자운영자 작성일2024/08/09 11:43 조회수: 168

김성(47회)의 관풍(觀風) - 사진 찍는 회의만 열어서는 ‘국토불균형’ 해결 안돼

‘지방 국무회의’라고 불리는 중앙지방협력회의 제7차 회의가 지난달 25일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에서 열려 저출생 문제에 대한 시·도지사 성공사례와 건의사항을 들었다. 회의에는 13개 시·도지사, 시군구청장협의회장 등이, 정부에서는 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위원장은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상명하복식의 지난날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진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실망스런 느낌도 들었다. 이번 회의에서 무얼 결정했지? 지방의 요구 무얼 들어주기로 했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딱 부러지게 저출생 문제를 극복해 나갈 ‘한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목표를 확실히 보여주지 못했다.

16년 전부터 ‘지방 국무회의’ 개최 요구

필자가 지방에서 국무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16년 전인 2008년 1월부터였다. 정부가 지방을 무시하기에 대통령이 제대로 교통정리를 해달라며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끊임없이 같은 제안을 했다. 그리하여 문재인 정권 종료 한 달 전인 2022년 1월 제1차 회의가 열렸으니 딱 14년이 걸렸다. 이 회의가 앞으로 성과를 낼 때까지 또 14년이 걸릴까 봐 지난날을 되돌아보면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방에서의 국무회의’는 “교통·통신이 발달한 요즘 세상에 안될 게 뭐냐”는 대통령의 강력한 요구로 정례화됐다. 정부가 지방현안에 관심을 높이고, 대통령도 지방과 스킨십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삐걱거렸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지방에서 국무회의가 열릴 때가 되면 경제단체, 학계, 민간분야까지 나서서 훌륭한 제안서를 만드느라 분주해졌다.

이 글은 대통령 당선인이 ‘지방에서 국무회의를 갖자’는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를 상상해 작성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꿈’으로 그치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자 다시 제안했다. 당시 도로의 ‘전봇대’ 때문에 거대한 선박 부품을 옮기기 어렵다는 민원이 이슈가 됐다. 각 시도에도 사회·경제적 ‘전봇대’같은 현안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부처간의 핑퐁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았다. 따라서 대통령이 현장에서 국무회의를 소집해 “기어이 결론을 내라”고 지시하는 ‘고수준의 행정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칼럼(2009년 4월 20일자 조선일보. ‘갈등현안, 지방에서 국무회의로 해결’)을 발표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안

 2013년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다시 제안했다. 1967년 제7대 총선 때 전남 목포에서 야당인 김대중 후보와 여당 김병삼 후보가 맞붙자 박 당선자의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은 여당 후보 지지를 위해 목포에서 임시각의(臨時閣議)를 열고 각종 공약을 발표했었다. 46년이 지난 이제는 심각한 국토불균형 해결을 위해 아버지처럼 지방에서 국무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2013년 1월 5일자 중앙일보 ‘지방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면…’) 탄핵사건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접촉을 강화하려고 광화문에 집무실을 내려고 했으나 의전과 경호문제 등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대통령들은 “국제정치가 중요해서” “중앙행정이 바빠서” 심지어는 “돌아다니면 경호 때문에 국민에게 폐를 끼친다”는 핑계로 청와대 구중궁궐에 파묻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소통의 시대’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수도권 공화국 대통령이 아니다. 하여 대통령이 지방을 돌아가면서 국무회의를 갖는 일이 ‘광화문 집무실’보다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19년 1월 29일자 데일리스포츠한국  '김성의 관풍' ‘광화문 집무실’ 어렵다면 ‘지방 국무회의’로 대면정치 넓혀야)

대통령 3대에게 호소한 덕분인지 2022년 1월, 드디어 ‘중앙지방협력회의’가 열리게 됐다. 그리고 후임인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이어받아 1년에 4회씩 지방을 돌며 이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약속하고 지난 7월까지 여섯 차례, 7차 회의까지 주재했다. 지방의 소통 통로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한국, 발전 과정에서 ‘공정’과 ‘형평’ 무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런 회의가 생긴 것은 대한민국이 짧은 시간 내에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세계 유일의 국가가 되긴 했지만 지방에 대해 ‘공정’과 ‘형평’이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여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을 해결하여 국민들이 모두 공정하게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국토불균형 해결책은 5천만 국민이 모두 잘 알고 있다. 지방에 높은 수준의 일자리를 만들고, 수도권에 철도·도로·주택 건설을 제한하여 인구유입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지방의 교육과 문화를 수도권 수준으로 높여 지방에서도 일류대학에 어렵지 않게 진학하도록 해야 한다. 안되면 ‘비수도권 특별전형’ 비율을 높여서 가족들이 지방으로 이사오게 해야 한다. 지방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에겐 수도권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넉넉하고 쾌적한 주택을 제공하여 ‘아파트 로또’라는 ‘비뚤어진 욕망’에 매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치인과 중앙정부 관료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개인적 이해관계에 빠져 ‘공익’을 저버리고 수도권 인구집단의 암묵적 동의에 편승해 편향된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불균형이 심화된 것이다.

하여 앞으로는 중앙지방협력회의가 국토불균형 해결 하나에만 목표를 두고 나아가야 한다. 함께 모여 토론하고 사진만 찍는 ‘협력’하는 협의체가 아니라 다음 세 가지 목표를 선언하고, 개혁해 나가는 의결기관이 되어야 한다.

불균형 실태도 모르고 정책 펴면 ‘沙上樓閣’

첫째, 국토불균형의 실태를 정확히 조사해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국토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이런 회의까지 만들었는데 ‘불균형 실태’도 제대로 모르면서 정책을 편다는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격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소득차이, 공장이나 대학의 숫자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 지방은 어떻게 변했나, 세대별 인구분포, 평균 학력, 문화·교육·의료 시설의 수준과 현황, 인프라 현황, 가용 가능한 자원의 현황, 삶의 만족도 등까지 모든 사항을 분석·발표하고 앞으로 지방이 달성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는 일을 해야 한다. 과거에는 군사정권들이 정통성 문제 때문에 국토불균형 통계를 발표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민주화가 이루어졌으므로 겁먹을 필요가 없다.

영·호남에 첨단클러스터 조성해 국토 改造를

둘째, 수도권에 3백조 원 규모의 반도체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과 비슷한 대규모 첨단산업단지를 영남과 호남지역에 배치하는 국토개조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얼마 전에도 영남권에서 반도체집적단지를 유치하려고 공을 들였으나 수도권에 빼앗기고 말았다. 비싼 부동산 가격 지불은 말할 것도 없고, 필요한 전기를 영남과 호남 등 먼 거리에서 끌어오느라 3조가 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써가며 수도권을 택하는 ‘바보같은’ 일을 저질렀다. 그러면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갖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짓이다.

36년 전인 1988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광주에 제2 과학기술대학을 세우고 하남공단을 중심으로 1천만 평의 넓은 땅에 세계적인 첨단산업기술단지의 조성을 추진하겠다”면서 “이 단지가 조성되면 우리나라에서 최신 최대의 테크너폴리스가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런데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처가 대전·대구·부산 등이 비슷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전국을 네트워크화하는 ‘기술지대망(地帶網)계획’을 내놓아 광주 첨단단지 정책을 흐려놓았다. 중앙정부가 지방끼리 이이제의(以夷制夷)하도록 술책을 부린 것이다. 광주과기원(GIST)이 들어서긴 했으나 준비해 둔 5백86만 평의 부지 절반은 아파트 단지로, 나머지 상당 부분은 ‘첨단환락지구’와 ‘잡초밭’이 됐다. 그리고 2004년 11월에 ‘연구개발(R&D)특구’를 대전의 대덕연구단지 일대로 한정하면서 ‘광주테크너폴리스공약’은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됐다. 아무리 훌륭한 공약이라도 정치인과 중앙정부 관리들이 농간을 부리면 휴지조각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적나라한 사례였다.

지방은 수도권에 전기-물-식량을 공급하며 수도권을 살찌워 왔다. 그러나 그 대가(代價)는 어이없게도 ‘소멸’이었다. 지방이 소멸되면 국가도 붕괴한다. 하여 이제는 불균형을 ‘국가생존’문제로 보고 지방이 회생하도록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중앙-지방 인원 50%씩이 참여해 정책결정해야

셋째, 국가의 정책결정과정을 획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책결정과정은 중앙정부가 자치단체와 협의하여 정책안을 만든다. 당정협의 후 국회에 제출하고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형식은 민주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중앙정부가 거의 주도한다. 자치단체는 중앙정부의 처분만 바라보는 입장이다. 이런 기존의 시스템을 바꿔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대표가 50%씩 참여한 위원회에서 정책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모든 의사결정도 지방인사가 50% 참여한 회의체에서 결정되도록 확대해야 한다. 중앙지방협력회의도 50%씩 참여하는 의결기관이 돼야 불균형이 해결될 가능성이 생긴다.

김 성 (시사평론가)
 
< 데일리스포츠한국 2024.08.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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